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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친구가 저희 집에 놀러 와 작은방에 놓인 무드등을 보더니 웃으며 말했습니다. “이런 게 바로 예쁜 쓰레기지?” 리모컨으로 색을 바꾸고 물결의 속도를 조절하는 제 모습을 보며 신기해하면서도, 그 물건의 ‘쓸모’에 대해서는 의문을 거두지 못하는 눈치였습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반응입니다. 당장 무언가를 자르거나 닦는 것처럼 명확한 기능을 제공하는 물건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저는 그 ‘예쁜 쓰레기’ 덕분에 몇 번의 무기력한 밤을 구출받았고, 불안으로 잠 못 들던 새벽을 위로받았습니다. 눈에 보이는 기능은 없지만, 보이지 않는 감정의 세계에 분명한 파동을 일으키고 있었던 겁니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유용한 것’의 가치를 눈에 보이는 결과물로만 판단해 온 것은 아닐까요?

빛이 감정을 조각하는 과학적 원리

공간이 바뀌면 감정도 바뀝니다. 그리고 공간의 분위기를 가장 빠르고 극적으로 바꾸는 요소는 바로 ‘빛’입니다. 이는 단순히 기분 탓이 아니라, 뇌과학에 근거한 사실입니다. 빛의 색과 밝기는 우리 뇌의 시상하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호르몬 분비를 조절합니다.

예를 들어, 한낮의 태양광과 비슷한 푸른빛(높은 색온도)은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고,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을 억제합니다. 그래서 푸른 조명 아래서는 집중력이 높아지고 활력이 생겨나죠. 반대로 해 질 녘 노을빛과 같은 붉은빛(낮은 색온도)은 멜라토닌 분비를 도와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이완시키고 숙면을 돕습니다.

실제로 색채 심리학에서는 파란색이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며, 초록색은 눈의 피로를 덜고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숲이나 바다를 보며 편안함을 느끼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제가 가진 ‘16색 LED 바다 무드등’은 바로 이 원리를 제 작은방 안으로 가져와, 저만의 감정 조절 도구로 기능하게 해줍니다.

’예쁜 쓰레기’에서 ‘나만의 도구’로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사물이 우리와 관계 맺는 방식을 두 가지로 구분했습니다. 그저 ‘눈앞에 있는 존재(Vorhandenheit)’와, 나의 목적을 위해 사용될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 ‘손안의 도구(Zuhandenheit)’입니다. 망치는 그 자체로는 쇠와 나무의 결합이지만, 못을 박기 위해 손에 쥐는 순간 ‘망치’라는 진짜 의미를 갖게 됩니다.

친구의 눈에 제 무드등은 그저 예쁜 ‘눈앞의 존재’였을 겁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불안한 마음에 평온의 못을 박고, 무기력한 감정에 활력의 색을 칠하는 ‘손안의 도구’입니다. 리모컨을 눌러 짙은 코발트블루 색의 파도를 천천히 흐르게 하는 행위는, 단순히 방을 꾸미는 것을 넘어 ‘이제부터 내 마음을 고요하게 만들겠다’는 의식적인 선언이 됩니다. 그 순간, 이 작은 기계는 단순한 플라스틱 덩어리를 넘어 저와 교감하는 특별한 존재가 됩니다.

실천 팁: 나만의 바다를 만드는 시간

혹시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뒤척이거나, 반복되는 일상에 무기력함을 느끼고 있다면, 방 안의 조명을 바꿔보는 작은 시도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거창한 인테리어 공사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16색 LED 바다 무드등’ 같은 작은 소품 하나면 충분합니다.

• 불안하고 마음이 복잡할 때: 깊은 바다를 닮은 파란색이나 편안한 숲을 닮은 초록색으로 설정하고, 물결이 천천히 흐르도록 해보세요. 방 전체에 퍼지는 고요한 빛의 움직임에 시선을 맡기다 보면, 어느새 호흡이 안정되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 무기력하고 우울할 때: 따뜻한 노을을 닮은 주황색이나 부드러운 오로라를 연상시키는 보라색과 초록색의 조합을 시도해 보세요. 평소와 다른 신비로운 색의 조합이 뇌에 새로운 자극을 주어, 잠자고 있던 감각과 창의력을 깨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잠 못 드는 밤: 붉은 기가 도는 은은한 조명은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하지 않아 숙면에 도움을 줍니다. 타이머 기능을 활용해 1~2시간 후 자동으로 꺼지도록 설정해두면, 편안하게 잠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얻는 용기

우리가 무언가를 얻는다는 것은, 꼭 손에 잡히는 물질적인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마음의 평화, 깊은 휴식, 내일을 살아갈 작은 활력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들은 때로 그 어떤 물질적 풍요보다 우리를 단단하게 만듭니다.

‘예쁜 쓰레기’라는 말은 어쩌면, 눈에 보이는 쓸모만을 강요하는 세상의 폭력적인 시선일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공간에도 그런 오해를 받는 물건이 있나요? 오늘 밤, 그 물건이 당신에게만 줄 수 있는 보이지 않는 가치를 발견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방 안에 작은 바다를 들이는 용기만 있다면, 생각보다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